그럼에도 불구하고
- 작성자 한서현 (2020 입학)
- 작성일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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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를 준비하던 3년간 단 한 번도 ‘교육인’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던 제가 상명대 교육학과를 선택한 것은 온전히 ‘도전’이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언론인을 꿈꿨던 저는 제가 희망하는 분야와 교육이 상호 독립적이라고 생각했고,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채로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것만 같은 느낌에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마주하게 된 교육학과는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제게 사고 확장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다양한 전공 강의를 통해 사실상 교육이 타 분야들과 독립적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교육이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2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이기 때문에 많은 수의 강의를 수강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사고의 확장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과목을 꼽으라고 한다면, 이번 학기에 수강 중인 ‘교육복지론’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저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이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시 제도의 개편이 진행되고 있고, 때로는 급진적이라고 느껴지는 정책들이 제안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약 2년 간 지속된 코로나 19 사태로 우리는 그간 오랫동안 고수해 온 교육의 형태를 탈피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장기전으로 접어든 코로나 19로 사회의 많은 부분이 붕괴되었고, 다시 회복의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저는 이 중 그 어떤 분야보다도 교육에서의 변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 사회 공동체에 속한 우리는 미래에 교육인을 꿈꾸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변화에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하고, 또 날카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는데, 저는 앞서 언급한 강의를 이번 학기에 수강하며 이러한 사회의 변화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또 우리의 교육이 가져야 할 방향성 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한 나라의 복지 수준이 결국 그 나라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저는 ‘교육복지론’ 수업을 듣기 전부터 교육복지와 사회복지를 크게 구분 지어 생각하지 않았기에, 본 수업을 통해 다양한 복지 정책, 제도, 현황, 비판점에 대해 배우고, 더 나아가 그를 통해 현 사회를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길 기대했습니다. 아직 강의가 마무리되지는 않았으나, 지금까지 약 9주 간 학습한 결과, 저는 이러한 제 기대감이 충족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본 수업은 학생들이 이론적인 내용을 암기하도록 하기보다 정책 분석이나 복지 프로그램 개발, 논의 주제 설정 및 관련 토론 등의 활동을 통해 스스로 사고를 확장할 수 있게끔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는 우리나라의 복지 사각지대, 정책 설정의 문제점, 사회적 구조의 불균형, 인프라의 부실, 그리고 복지의 방향성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고, 궁극적으로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현 사회를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전에는 기사, 뉴스, 또는 sns를 통해 이슈를 접하게 되었을 때 단순히 어떤 사건을 인지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현재는 해당 이슈를 세밀하게 분해해서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배우는 입장이고, 전문가가 아니기에 부족한 점도 분명 존재하고, 이러한 과정 중에 실수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 결국엔 유의미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전히 저는 제 진로에 확신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전부터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탐구하고, 무엇보다 이 사회의 부조리함과 불균형에 관심을 가졌던 저에게 교육학과는 관련 문제들을 보다 고차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끔 하는 발판이 되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글에서 언급된 ‘교육복지론’ 외에도 다양한 강의들이 있었기에, 제가 이론적 토대를 정립할 수 있었고, 이러한 요소들이 차근차근 쌓였기에 결국 긍정적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너무나도 제한적인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보았기에 교육학과에 대한 두려움도 컸고, 혹여나 이후에 이 도전을 후회하게 될까 염려했습니다. 물론, 이 도전의 과정이 늘 평탄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이 굴곡진 도전의 과정 자체를 사랑하게 되었기에 앞으로도 그게 무엇이든 간에 꾸준히 도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